나는 글을 벼리고 있다.
지금은 몰라도, 한때는 분명히 그랬다.
아주 긴 시간에 걸쳐, 구야자가 그랬듯이 삶을 땔감 삼아 날카롭게 벼려내고 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흉기이고, 구야자의 태도는 몹시 본받을만하다.
그저 날카로울 뿐이어서는 의미가 없다.
흉기는 찔러서야 완성이 된다.
찌르는 부위는 눈이 좋다. 귀나, 손은 안 된다. 오직 눈이다.
안구 깊숙이 박아 넣어 그대로 뇌 속을 헤집어 놓을 것이다.
뾰족한 날 끝을 해마에 대어 상처를 낼 테다.
그렇게 읽는 이의 뇌 한켠에,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날카로운 글이 필요하다.
사람의 망막과 대뇌는 아주 두껍고 질겨서, 무딘 글로는 뚫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주 서둘러야 한다.
화로의 불이 완전히 꺼지기 전에, 더는 지필 수 없게 되기 전에, 찌를 사람이 사라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