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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3월 21일 – 절필

    자신의 능력을 아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1년 넘게 글을 쓰고 있으면서, 내가 하는 일에 어떠한 확신도 없다. 운이 좋아 연재는 시작하였다만, 처참한 성적이 내 감성은 보편적이지 않음을 증명한다. 허나, 기술은 어떤가. 그 부분이야말로 의문이다. 나는 처음과 비교하여 어떠한 발전을 하기나 했는가. 나의 평가로는 오히려 심대한 퇴행이 있었다. 내가 웹소설을 쓴다는 면에서, 비주류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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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3월 20일 – 금각사

    커다란 금각의 내부에 이토록 똑같은 모양의 작은 금각이 들어 있 는 모습은, 대우주 속에 소우주가 존재하는 듯한 무한한 대응을 연상시켰다. 비로소 나는 상상할 수 있었다. 모형보다도 훨씬 작으면서도 완전한 금각과, 실제의 금각보다도 무한히 커다란, 마치 세계를 감쌀 듯한 금각을. –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허호 역) 中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최소와 최대가 이어지리라는 문학, 종교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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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3월 9일 – 이사

    이사를 하니까 돈이 남아! 이제 3, 4달 정도는 수입이 없어도 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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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3월 6일 – 시간의 냄새

    계절 사이에는 꼭 어떤 냄새가 난다. 어딘가에서 나는 것은 아니고, 대기 중에 고르게 퍼져 어디서라도 맡을 수 있는 그런 냄새 말이다. 특이하게도 계절마다 다른 냄새가 나서, 꼭 그런 냄새를 맡아야만 계절이 넘어간다는 실감이 들곤 한다. 봄과 겨울은 특히나 좋다. 봄에는 꽃향기, 풀 내음, 그리고 흙먼지 섞인 냄새에, 늘 왠지 모르게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이 생각난다.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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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2월 25일 – 놀라운 통찰

    작가가 졸리면, 인물들은 신경질적인 어조로 떼를 쓰기 시작한다. 정말 놀라운 경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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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2월7일 – 죽음에 관하여

    오늘 갑자기 옛일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1학년 혹은 2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어딘지 모를 여행지에서 잠자리 한 마리를 잡게 된 나는 그 또래 아이가 으레 그러듯이, 그 날개를 잡고 온종일 잠자리가 내 친구라고 상상하며 들고 다녔다. 그 모습이 어른들에게 얼마나 꺼림칙하게 보였을지, 여행지에서 돌아온 밤, 이제는 슬슬 그걸 놓아주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나는 집 앞 화단에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실내에 들어오고 불현듯, 그 아이를 풀잎 위에 올려줬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 말도 없이 집 밖으로 나왔다. 어쩌면 그때 부모님에게 나가도 되느냐고 물어봤다면, 안 된다는 대답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부모님은 하루 내 아이 손아귀에 잡혀 있던 잠자리의 날개가 어땠을지, 그 운명이 어찌 될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내 인생은 더욱 순탄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결국 나왔고, 거기서 보게 된 것은 바닥에 떨어진 잠자리를 물어뜯는 무수한 개미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마주한 죽음의 민낯이었고, 집에 돌아간 나는 잠들 때까지 울고 말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그것이 내가 개미를 그토록 무서워하며, 또 모든 죽음의 이미지에 개미를 연관 짓는 습관의 기원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에 능통했다면 더 인상적인 해석을 내놓았을지 몰라도, 그 정도 추측이 내 한계이다. 하지만 나라도 적어도 한 가지는 안다. 나는 그날 저주받았다. 잠자리는 제 목숨으로 나로 하여금 일생에 걸쳐 죽음에 관해 고찰할 수밖에 없는 저주를 걸어놓은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오후 3시쯤,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4시까지 울었다. 어머니는 내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줄 알고 위로하려 했지만, 내가 당신께서 죽는 모습을 상상하며 울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모든 생물은 죽는다. 그 이후로도 나는 종종 그 일로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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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2월 5일 – 분실

    단 하루 나갔다 왔을 뿐인데, 이어폰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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