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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어제 누나가 죽었다. 자살이었다. 알게 된 것은 오늘 새벽이었지만, 정확히 언제쯤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 경찰관도, 부검의도 알려주지 않았다. 가족이 죽었다. 자살이었다. 알게 된 것은 어제였지만, 정확히 언제쯤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 말하지 않은 건 실수인 듯했지만 물어보면 괜히 상대를 지적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하지 않았다. 그건 내 잘못이었다. 상주로서 수 차례 물어보는 질문 중 가장 곤란한 것이 언제 가족분이 별세했는지였다. 그때마다 나는 아홉 시에 죽었다, 열두시에 죽었다 등등 되는 대로 대답해서, 가족은 온종일 자살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관 속에 있을 가족의 모습을 영정으로 엿볼 때마다 질투가 치솟았다. 아마 먼저 죽는 건 내가 될 줄 알았는데, 선수를 빼앗긴 것이다. 그 때문에 죽은 사람은 편하게 누워 있는 동안, 나는 혼자서 복잡한 장례 절차나 행정 업무를 다 도맡아야 했다. 소리를 질러도 평소처럼 고함으로 돌아오거나 하지 않아서 나만 멀뚱히 바보처럼 보이게 되었다. 별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부고를 들었을 때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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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머리가 자란 날 外
나무에서 머리가 자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떡잎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영락없이 머리다. 태아처럼 투명하고 만지면 푸욱 꺼지는 부드러운 머리였는데, 점점 커지더니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은 검은색이었는데, 머리카락이 까슬 거리는 직모라 쓰다듬으면 찔리고 말았다. 찔린 자리에서 피가 나길래 만지는 것은 그만뒀다. 눈꺼풀은 있었는데 언제나 감고 있어서 눈알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열어젖힌다면 확인은 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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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dTigerna, saoi saoi.”
“an dTigerna, saoi saoi.”(Our lord, sage of sage.) 이 한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사료가 턱없이 부족한 게일어 문법을 전부 공부할 수는 없는 통에, 창작자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용례에 의존하여 작성하였다. 그러니 완벽한 문장은 아닐지 몰라도, 부디 양해를 구하며 이하 참고한 문법 자료 밑 용례를 정리하여 첨부한다. de : 일반적인 의미에서 of다만, Lord of lord를 Tiarna tiarna로 표기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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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 외래종(1)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소원이 이뤄지면, 의외로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제 경우엔 유진이가 죽었을 때 그랬어요. 틀림없이 기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내가 죽였나?’ 같은 이상한 망상까지 떠올랐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야기를 듣고 나면, 아마 평범하게 납득하실 거예요. 제가 그 아이가 죽길 바란 게 그리 이상한 게 아니란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