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이 장기화되면 어느 순간부터 뭐가 흥미로운 전개인지 잊게 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는 길을 잃었다고 표현하는 순간이다.
이럴 때는 도무지 객관화가 되질 않는다.
어떤 내용을 쓰고 있고, 또 어떤 전개가 필요한지도 모른 채, 각 편의 의의만을 생각하게 된다.
이때마다 감각을 되찾고, 제대로 된 방향을 찾기 위해 며칠씩 유예를 들이곤 한다.
하지만 이때마다 실은 상담을 하면 더 간편하겠다는 생각을 왕왕 한다.
나 자신의 철학에 위배되는 일이지만, 실제로 그 편이 글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다.
우선은 나는 내 글을 읽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탓이다.
그야 많은 사람이 읽지 않고, 내용 또한 기괴하니 감내할 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때때로 고독에 파묻히는 심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도대체 적자를 내며, 실체 없는 독자를 상대로, 몸을 해쳐가며 이런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가 하고 말이다.
자기만족이란 자신을 탐구하기 귀찮은 자가 떠올릴 만한 게으른 표현이다.
우선 이유를 찾자면, 나는 본편에서 내가 살아갈 의미를 찾고 있다.
집필을 멈춘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주요한 이유일 터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나 생에 미련이 많던가?
그리 생각하면, 내가 이토록 괴로워 하는 이유가 뭔지 또 미궁에 빠진다.
개인. 개인. 개인. 참 모르겠다. 머리가 어지럽다. 졸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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