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
나는 왜 이렇게 잘하는 게 없지.
단 하나 욕심을 내고 있는데도, 나처럼 노력하고도 재주 없는 사람이 또 있을까.
내세울 것은 무엇도 없다. 나는 땅속의 개미보다 못하다.
하소연을 할 수 없는 게 특히나 괴롭다.
이 마음은 온전히 홀로 다스려야 하는 것이고, 밖으로 내서는 안 되는 불쾌한 감정이다.
작가를 향하는 길은 그렇다. 방구석에 고립해서 편협한 사고방식을 쌓아가야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그 담금질을 견뎌내지 못할 나 같이 무딘 철은 부러지고 죽겠지만.
설령 뭔가 완성된다 할지라도, 그저 불순물 섞인 고철더미가 되고 말 것이다.
앞에 펼쳐진 칠흑 같은 여로를 보고 있자니, 너무 두려워서 나 혼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잔인한 세상이다. 뼈 저리게 무능하고, 열정 없는 나는 곧 죽는다.
나도 글을 잘 쓰면 좋겠다. 아니면 욕조가 있는 집에서 살거나.
-하루에 2편 올리기
‘와, 연참이다!’
훗…
-매일 연재하기
‘요즘은 성실하게 올라오네요.’
후후…
죽음과 변화가 너무 가깝다.
이토록 잔인한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이럴 줄 알았다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찬 우주가 좋았는데.
아침 6시부터 지금까지 12시간 동안 글을 지우고 있다.
글을 지우는 것이야말로 나의 본업이다. 쓰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안이나 밖이나 쓰레기 같은 문장이 넘쳐나서 새 창작이 발 디딜 틈이 없으니, 나는 이 글을 모두 지워야 하는 것이다.
한참 글을 덜어내고 뒤를 돌아보면, 지우고 온 만큼 같은 양의 쓰레기 같은 문장이 다시 놓여 있다. 욕심인가, 미련인가. 무엇이든 나처럼 재능 없는 자가 가질 마음이 아니다. 떨쳐내자, 떨쳐내자.
나의 명함에는 작가가 아닌 청소부라는 직함이 적혔는데, 실은 쓰레기를 제대로 치우지도 못하니 이조차 너무 과분한 호칭이다. 나는 작가를 꿈꾸기 이전에 청소부부터 되어야 순번이 바르다. 나는 대체 뭘 쓰고 있단 말인가.
키리에 엘레이손, 키리에 엘레이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