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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 25일 – 신화

    체계적인 신화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너무 진지하지는 않게, 소설이나 게임, 그런 창작물 류로 소비될 만한 그런 신화…

    음… 재밌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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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 21일 – 절필

    자신의 능력을 아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1년 넘게 글을 쓰고 있으면서, 내가 하는 일에 어떠한 확신도 없다.

    운이 좋아 연재는 시작하였다만, 처참한 성적이 내 감성은 보편적이지 않음을 증명한다.

    허나, 기술은 어떤가.

    그 부분이야말로 의문이다. 나는 처음과 비교하여 어떠한 발전을 하기나 했는가.

    나의 평가로는 오히려 심대한 퇴행이 있었다. 내가 웹소설을 쓴다는 면에서, 비주류에 대한 아집은 병적인 수준이다.

    작가들은 차기작을 말하지만, 나는 두려움밖에 느끼지 않는다.

    이번 작품이 끝나면 작가로서 내 존재 가치는 완전히 소멸할 거란 직감이 있다.

    무엇이 읽고 싶은 글이고, 무엇이 그러지 않은가.

    혹여 나는 독자를 기만하고 있지는 않나.

    나처럼 가치 없는 자가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게 우행인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무얼 해야는지 전혀 모르겠다.

    배움이 필요하다. 오직 배움만이 수명을 늘린다.

    나는 빛의 편린이다.

    찰나에 걸쳐 빛나다가, 어디선가 부딪혀 산산이 깨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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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 20일 – 금각사

    커다란 금각의 내부에 이토록 똑같은 모양의 작은 금각이 들어 있 는 모습은, 대우주 속에 소우주가 존재하는 듯한 무한한 대응을 연상시켰다. 비로소 나는 상상할 수 있었다. 모형보다도 훨씬 작으면서도 완전한 금각과, 실제의 금각보다도 무한히 커다란, 마치 세계를 감쌀 듯한 금각을.

    –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허호 역) 中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최소와 최대가 이어지리라는 문학, 종교적인 상상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존재해 왔다고.

    시간 또한 다르지 않다.

    지금이 지나면, 언젠가 다음 ‘지금’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인간에 내재된 감성이다.

    물리의 편린도 알지 못하는 나는 그러지 않음을 안다.

    이것이 세계의 본질이며, 그저 그뿐임을.

    한없이 거대한 우주 바깥에 존재하는 무존재를 인정하고, 시간의 전후에 있던 무시간無時間을 인정하라.

    우리가 겪는 이 모든 것은 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찰나에 불과하다.

    실존하는 것은 영원한 허무뿐이다.

    그것이 세상의 본질이다.

    나는 그 사실을 먼저 깨달은 벌로서, 아무 가치 없는 죽음 저편, 그리고 생 저편을 상상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생명을 거슬러 올라가는 건 터무니 없고, 죽은 뒤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 테니 지금에라도 해두어야겠지.

    그 사실이 슬프다.

    한편, 오늘따라 왼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숨도 쉬기가 버겁다. 몸이 아프다.

    비가 오는 탓인가?

전체글 작업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완결) 단편 기타 유서 일기 수필 무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