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지연이 장기화 되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초기에는 빠르면 6시간, 평균 12시간에 1편씩 작성했으나, 요즘에는 최소 24시간에 늦어지면 끝도 없이 늘어지는 작업이 계속된다.
작업 중에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몸이 멋대로 일찍 일어나 버린다. 날이 어두운 걸 보고 놀라며 깨어 시간을 보면 서너 시간쯤 지나 있다.
기상 후에는 세수만 급하게 하고 자리에 앉아서 작업을 시작한다. 커피는 조금 정신이 몽롱해질 때쯤 전날 따라놓은 물을 끓여 마신다. 생수를 쓰자니 돈이 아깝고, 공용 정수기는 멀리 있어서 물을 따르러 가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끝이 언젠지 모를 작업 속에서 나 자신을 독촉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정 공지 등을 작성해보나, 최근에는 지킨 기억이 별로 없다. 마음만 쓰이고 독자에게 거짓말만 하는 셈이라, 이제는 잘 안하고 있다.
그래도 잘 쓰일 때는 기분이 좋지만, 그러지 않은 때는 온갖 비관적인 생각이 찾아든다. 티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가끔씩 분출하는 감정이 인터넷에 하나씩 기록으로 남는다. 정신을 수습하고 지우는 건 내 몫이다. 안 그래도 바쁜데 과거의 나는 허튼 일만 늘리는 귀찮은 녀석이다.
이러다 보니 연재 시작 후 눈에 띄게 나빠진 것은 역시 건강이다. 잘 움직이지 않다 보니 근육이 약해져서, 조금만 걸어도 탈진이 찾아와서 글을 쓰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운동량을 줄이고, 체력이 줄어드니 작업이 밀리는 악순환이 완성되었다.
시력도 크게 나빠졌다. 이는 작업도 작업이지만 내 잘못도 있는데, 역시 어두운 곳에서 잘 써진다는 이유로 불을 꺼놓고 작업하는 일이 많아서 그렇다. 여기저기 부딪히는 일이 늘어난 뒤로, 불을 끄더라도 작은 조명 하나는 켜놓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이건 원래 그랬기 때문에, 시력이랑 별 상관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외모에 대한 걱정은 사치다. 관리는 세수 후 로션, 크림 끝. 아무리 그래도 얼굴이 창백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어쩌다 나갈 때는 미백 크림을 발라서 해결한다.
어쨌거나 고생 끝에 완성하면 기분이 좋다.
그러면 마침내 쉬는 시간이 생긴다. 일이 밀린 상황이라는 죄책감도 속내 있지만, 어쨌거나 기분이 좋아서 무마된다.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다가 역시 내일 쓸 것을 생각해서 잠자리에 든다.
다만, 이러고 자면은 거의 하루내리 잠드는데, 내일도 올릴게요, 라고 자신만만하게 약속해놓고 못 올리는 경우는 대게 깨어나질 못해서 그렇다. 그런 약속도 안 해야는데, 아무래도 작업 완료 후의 고양감 때문인지 매번 내일이면 바로 한 편 완성할 것 같아, 라는 허튼 망상을 버릴 수가 없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싫지는 않지만, 이래서야 역시 금방 죽지 않겠어? 그런 생각 때문에, 빨리 완결을 내고, 평범한 직업을 가져서 건강 관리를 하며, 다음 작품을 위한 저금을 하고 싶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돈 없는 작가는 불쌍하다는 걸 깨달았으니, 다음에야말로 돈 걱정 없이 내 페이스대로 글을 쓰는 우아한 작가를 체험해보고 싶다.
이렇게 고생을 해도 글을 쓰는 삶이란 건 역시 멋져서, 다른 삶은 그다지 끌리지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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